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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종태 칼럼] ‘오징어 게임’ 보다 쎈 ‘치킨 게임’

기자명 방종태
  • 칼럼
  • 입력 2022.10.06 18:13
방종태 칼럼리스트
방종태 칼럼리스트

인터넷 게임 왕국인 한국에서 전통적인 서바이벌 게임인 오징어 게임이 세계의 이목을 끌어당겼습니다.

오징어 게임은 간단합니다. 놀이판이 오징어 모양입니다.

공격과 수비 두 편으로 가르고, 선 안의 수비자는 두 발로 움직이고, 선 밖의 공격자는 ‘깽깽이 발’로 움직이는 것입니다.

공격자가 기회를 노려서 오징어 허리를 통과하면 두 발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두 발로 걷는 공격자가 많으면 오징어 몸통 아래에서부터 몸통을 지나서 삼각형 부분을 통과한 후, 삼각형 위에 그려진 원형 결승점을 밟으면 승리하는 것입니다. 이 오징어 게임은 이제 세계적인 게임이 되었습니다.

미국에서는 자동차 왕국답게 두 대의 자동차가 마주보고 달려가는 게임이 있습니다. 먼저 브레이크를 밟거나 피하는 자는 ‘치킨(겁쟁이)’이 되는 것입니다. 한 때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했습니다.

1955년, 제임스딘 등이 주연한 미국 영화 '이유 없는 반항(Rebel without a Cause)'에서는 두 명이 각각의 차량으로 절벽을 향하여 질주합니다. 절벽으로 떨어지기 싫다면, 운전석에서 탈출해야 하나, 먼저 탈출하는 자가 ‘치킨’이 된다는 것입니다.

여기에도 룰이 있습니다.

1.골 라인을 빠르게 통과한다. 그런데, 골 라인 앞에 절벽이 있다. 속도가 너무 빠르면 절벽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결과는 죽음(패배).

2.먼저 브레이크를 밟으면 패배.

3.경기자가 실신하면 패배.

4.경기자가 죽어도 패배.

정치 외교 또는 교섭에 있어서 서로 상대방에 대한 배려 없이 초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다가 비극적인 종말을 맞이하게 되는 경우에도 ‘치킨 게임’이라고 합니다. 영국의 정치 철학자 러셀이 명명했습니다.

외교분야에서는 ‘벼랑 끝 정책’ 또는 ‘벼랑 끝 전술’이라고 하며, 미국의 아이제하워 대통령 시대에 덜레스 국무장관이 잘 활용했다고 합니다.

북한(김일성)은 1968년 박정희 암살을 기도했다가 실패하자 미국의 푸에블로호를 나포하여 승무원들을 인질 삼아 청와대 습격 사건에 대한 보복을 해결했으며, 1994년에는 핵개발을 포기하는 대가로 경수로 제공과 중유를 제공받았습니다.

이후, 북한은 기회 있을 때마다 벼랑 끝 정책을 내세우며, 재미를 보고 있습니다. 물론, 한국의 각 정권들도 북풍을 이용하여 재미를 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많은 한국인들이 싫어하는 일본의 경우는 달랐습니다. 예로부터 지역간 갈등이 심한 일본에서 도요또미 히데요시가 1592년 일본 전국을 통일한 이후, 국익이라는 대의 명분으로 단합했습니다.

한 사례가 있습니다. 1872년, 일본의 심바시역과 요코하마역 간 철도 개통으로 근대화에 박차를 가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일본은 지금 세계적인 철도 왕국이며, 철도 선진국으로 변천했습니다.

여기에 숨은 비화가 있습니다. 오꾸마 시게노부(와세다대 설립자, 8대,17대 일본총리)는 1870년경 일본 최초의 철도 부설계획을 수립하고 이또 히로부미(조선통감)와 함께 철도 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들 사이는 정적(政敵)이면서 동지로 활동했습니다.

이 때, 무사세력의 핵심인 사이고 다까모리(西卿降盛) 육군대장은 국제정세가 혼미한 상황에서 군비 증강을 외치며 철도사업을 반대했습니다. 그러나, 오꾸마씨는 일본의 국익을 위하여 반대세력을 설득하고, 1872년10월14일 철도 개통식에 사이고 육군대장을 출석시켰습니다.

일본으로부터 독립한 이후에도 한국에서는 자유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반공세력과 좌익을 지향하는 세력 사이에서 치킨 게임을 즐겼습니다. 국익보다는 개인의 이익과 정당의 이익을 챙기고 있습니다. 지금도 그 연장선 상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치킨 게임을 버리고 국익을 위한 선택을 해야 할 것입니다. 북유럽국가들과 동유럽국가들이 앞다투며 자유 민주주의 연합 기구인 나토(NATO)에 가입하는 이유를 잘 파악해야 할 것입니다.

113석의 제1야당이었던 일본 민주당은, 2009년8월 역대 최고 의석인 308석을 얻고 거대여당으로 출발했지만, 2012년 12월 선거에서는 57석으로 자멸하고 말았습니다.

국회를 장악하고 있는 더불어 민주당은, 윤대통령과 국민의힘과 어떻게 국익을 위한 선택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일본 민주당의 사례를 공부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윤대통령과 국민의힘은 일본 철도의 아버지 격인 오꾸마씨에 대하여 공부해야 할 것입니다. 국익이라는 대의 명분을 찾는 다면, 치킨 게임을 버려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국민은 여러분들에게 치킨 게임이나 하라고 투표해 준 것은 결코 아님을 명심해야만 합니다.

 

[편집자 주] 칼럼니스트의 칼럼 내용은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의견 표명으로서 본사의 편집 방향이나 방침과 항상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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