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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열 칼럼] 간섭받지 않는 사람

기자명 강성열
  • 칼럼
  • 입력 2022.11.19 16:46
강성열 칼럼리스트
강성열 칼럼리스트

사람은 누구나 남으로부터 간섭받는 것을 싫어한다. 특히 어떤 일에 대한 전문가일수록 남의 참견이나 간섭을 달갑지 않게 생각한다.

예로써 정치인이나 변호사, 의사 등의 전문직 종사자들에게 비전문가들이 그들의 고유한 업무와 관련하여 불필요하게 간섭하는 듯한 발언을 한다면 누가 좋아하겠는가?

정치를 전문으로 하는 이들에게 “정치를 왜 그렇게 하느냐? 저렇게 해야지!”라고 싫은 소리를 하거나, 법을 다루는 이들에게 “법을 왜 그렇게 다루는가? 그것은 옳지 않다”고 참견하는 것을 좋아할 사람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환자의 건강을 위해 노력하는 의사들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다른 모든 전문직 종사자들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의 고유한 업무에 비전문가인 제3자가 관여하는 것을 좋아할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비전문가 집단이 전문가 집단의 고유 업무에 간섭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잔소리를 좋아해서가 아니다. 순전히 뒤틀린 현실 때문에 가슴이 답답해서이다.

정치인이 공평하고 정의로운 다스림에는 관심이 없고 도리어 불필요한 정쟁과 불의에 집착하여 사회를 어지럽히면, 어김없이 언론이나 사회 여론의 질책이 이어진다. 이념적인 지향성에 따라 또는 사회적인 차별에 의해 법이 공정하게 집행되지 않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의료 분야의 경우, 환자 치료라는 본질적인 업무가 부수적인 이득에 밀려나는 경우에도 어김없이 비전문가들의 비판과 책망이 뒤를 잇는다. 특히 요즘에는 인터넷이 일반화되어서인지 이러한 유형의 비전문가적인 간섭이 예전 같지 않다.

교회라고 예외일까? 일부 목회자들이 말씀을 먹이는 일보다는 여러 종류의 개인적인 욕망과 이익 추구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면 어떨까? 세상이 조용하게 있을까? 아니다. 일반인들의 가혹한 비판과 간섭이 이어질 것이다.

일반 기독교인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신앙생활의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기독교인들이 하나님 나라의 시민으로서 의롭고 정직한 삶에 무관심한 채로 세상 사람들 이상으로 불법과 불의에 가담하고 있다면, 그리고 십자가의 사랑을 실천하는 일보다는 자신의 개인적인 욕심을 채우는 데 급급하다면, 세상이 그것을 그냥 내버려둘까? 아니다. 틀림없이 큰 소리로 간섭하며 책망할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사람들은 왜 전문가가 아니면서도 때때로 전문가들의 행동을 눈여겨보면서 그들을 비판하고 그들의 고유 업무에 간섭하고자 하는 것일까?

한마디로 말해서, 그것은 마땅히 되어야 할 것이 그렇게 되지 못한 것에 대한 안타까움과 답답함 때문이다.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행동에 대한 정의로운 분노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그것은 자신의 고유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이른바 “전문가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의 표시일 수도 있다.

오늘의 교회와 기독교인들은 어떠한가? 우리 사회가 앓고 있는 각종 질병들은 도대체 어디서 온 것인가? 교회도 많이 있고 기독교인도 많은데 왜 사회는 갈수록 악해지고 음란해지고 있는가? 세상의 소금이 되고 빛이 되어야 할 교회가 제 구실을 뭇하고 있기 때문은 아닌가? 이제 조용히 멈추어 서서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도록 하자.

우리 사회의 불행은 다른 데 있지 않다. 교회와 기독교인들이 세상 사람들로부터 간섭을 받고 있다는 데 있다. 세상 사람들의 간섭은 곧 하나님의 간섭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제부터라도 우리 삶의 구석구석에서 우리를 간섭하시는 하나님을 두려워할 줄 알아야 한다.


[편집자 주] 칼럼니스트의 칼럼 내용은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의견 표명으로서 본사의 편집 방향이나 방침과 항상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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