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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열 칼럼] 조금만 더 느리게

기자명 강성열
  • 칼럼
  • 입력 2022.11.30 08:55
강성열 칼럼리스트
강성열 칼럼리스트

“세상에서 가장 빨리 만든 떡은 무슨 떡일까요?”라는 수수께끼가 있다.

대충 짐작이 가겠지만, 세상에서 가장 빨리 만든 떡은 '헐레벌떡'이다.

사전적인 의미로 본다면, 그것은 '급히 걷거나 놀라거나 너무 서두를 때 숨이 가빠서 헐떡거린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 바, 이 수수께끼는 우리 시대의 사람들이 어떠한 삶을 살고 있는가를 매우 실감나게 표현해 주고 있다.

참으로 모든 세상 사람들이 숨가쁘게 움직이고 있다. 세상일도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고 있다. 사람이나 세상일이나 모든 것이 정신없이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즉석 문화가 정착한 지 이미 오래됐고, 시간 절약을 도모하는 각종 1회용품도 넘쳐나고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도 3초면 저절로 닫히는 그 순간을 참지 못하여 닫힘 단추를 눌러대는 세상을 우리가 살고 있다.

그래서인지 요즘 사람들은 무엇이든지 빠르고 신속한 것을 좋아한다. 무슨 일이든 빨리, 순식간에 이루어져야 만족을 한다. 순식간에 성공하고 순식간에 변화하고 순식간에 완성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

도대체가 인내심을 가지고서 기다리는 것을 싫어한다. 그 까닭에 무엇인가가 일시에 이루어지지 않거나 순식간에 완성되지 않으면, 뭔가 잘못된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기도 한다.

오죽하면 한국말을 잘하지 못하는 외국 사람들조차도 “빨리 빨리"라는 한국말만큼은 잘 알아듣고 또 전혀 어려움 없이 사용할 줄 알겠는가!

그러나 세상에는 반드시 순식간에 이루어져야 할 일들만이 있는 게 아니다. 일정 기간의 경과와 발전 과정을 필요로 하는 일들이 훨씬 많다. 씨앗이 싹을 내고 잎을 내고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반드시 일정 기간 동안 땅 속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 갓 태어난 어린 아기는 평균 체중이 3.2 kg이다. 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참으로 많은 세월이 필요하다.

'바쁠 망'(忙)이라는 한자어를 보자. '바쁠 망'자는 '마음 심'(心) 변에 '망할 망'(亡) 자로 되어 있다.

무슨 뜻인가? 지나치게 바쁘게 사는 사람은 마음이 망한다는 뜻이다. 순전히 옛 사람들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결론이다. 바쁘다는 것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사람이 바빠지게 되면 정신적인 긴장감이나 스트레스가 많아지게 된다.

그 결과 마음이 망하게 되는 것이다. 마음이 망하면 어떻게 되는가? 마음이 망하면 몸도 생활도 망하게 마련이다. 헐레벌떡거리면서 사는 삶은 이처럼 몸도 생활도 망하게 하는 것이 될 수 있다.

우리의 일상생활도 예외일 수 없다. 올바른 생각을 가진 자라면, 헐레벌떡거리는 분주한 삶 속에서도 차분하게 정해진 때를 기다리면서 조금 더 느리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금방 터득한다.

세상이 아무리 바쁘게 돌아간다 하더라도, 늘 인내하는 마음으로 천천히 차분하게 자신의 길을 걷는 자라야, 바쁘고 분주한 삶 속에서도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편집자 주] 칼럼니스트의 칼럼 내용은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의견 표명으로서 본사의 편집 방향이나 방침과 항상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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