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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슬옹 칼럼] 사람 이름은 중국식 옥편이 아니라 국어사전 활용해 짓자

대통령 이름조차 한자로 적는 것은 대한민국의 품격을 낮추는 것

  • 칼럼
  • 입력 2022.12.02 09:38
김슬옹 세종국어문화원 원장
김슬옹 세종국어문화원 원장

요즘도 대한민국 대통령 이름을 한자로 적는 신문들이 꽤 많다. 일반 가정에서도 장례식장에서는 이름을 대부분 한자로 적는다. 한자로 지었으니 한자로 적는 것이 무슨 문제가 될까 싶지만, 이제는 한자로 적는 것은 하루빨리 버려야 할 관습이다.

특히 언론 등의 공공언어에서 대통령 이름을 한자로 적는 것은 국어기본법 위반인 데다가 우리나라와 대통령의 품격을 내리깎는 행위이기도 하다.

한글은 대한민국의 상징 브랜드이고 대한민국의 공용문자는 한글이니 당연히 한글로 적어야 한다.

한자로 이름을 짓는 관습이 오래되어 그것은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표기할 때는 한자가 아닌 한글로 적어야 한다. 굳이 소통을 내세우지 않더라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상식과 교양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세계인들이 격찬하는 최고의 문자를 쓰고 있는 우리가 이름을 한자로 적을 이유가 무엇이 있겠는가? 그런데도 전 세계에서 제나라 공용문자로 이름을 적지 않는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물론 미국이나 영국에서 이스라엘식 기독교 이름이 들어와 있지만 그렇다고 이스라엘 문자로 적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중국식 옥편에서 한자를 골라 이름을 지었다. ‘떳떳 용(庸)’ ‘성품 성(性)’을 따다가 ‘용성’이라고 짓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은 우리의 말과 글(한글)을 활용하는 것이 아니니 자중감이 떨어지고 한자를 모르면 지을 수도 없다.

이런 문제 때문에 순우리말로만 짓는 한글이름으로 짓기도 하지만 아직은 대부분 한자로 짓는다.

그럼 대안은 뭘까? 중국식 옥편이 아니라 국어사전을 이용해서 지으면 된다. 곧 우리말로 이름을 짓고 한글로만 표기하는 것이다. 한자어도 우리말이니 한자어든 순우리말이든 가릴 필요가 없다. 좋아하는 낱말을 골라 합성해 지으면 된다.

필자 이름처럼 순우리말인 ‘슬기롭고 옹골찬’에서 첫 글자만 따서 ‘슬옹’이라 지어도 좋고, 한자어를 활용하여 ‘정의(正義), 민주(民主)’라는 두 한자어에서 첫 글자를 따서 ‘정민’이라고 지을 수 있다. 한자어와 순우리말을 합성해 ‘정의(正義)롭고 슬기로운’이라는 의미로 ‘정슬’이라고 지으면 된다.

고유명사로서의 독창성도 있으니 굳이 약자처럼 낱말의 첫 글자만 딸 필요도 없다. ‘하늘에서 내린’이라는 뜻의 ‘하린’이라는 이름은 첫 글자와 끝 글자를 따와 멋진 이름이 되었다.

이렇게 국어사전을 이용해 이름을 지으면 세 가지 장점이 있다.

첫째는 순우리말이든 한자어든 모든 어휘를 활용할 수 있어 이름 짓는 폭이 넓어진다. 둘째는 한자에 얽매일 필요가 없으니 누구나 지을 수 있다. 셋째는 우리말과 글을 존중하게 되니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한겨레 후손으로서 자중감이 높아진다.

 

[편집자 주] 칼럼니스트의 칼럼 내용은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의견 표명으로서 본사의 편집 방향이나 방침과 항상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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