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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섭 칼럼] 내 인생의 영화 '록키 발보아'

"세상은 언제나 햇살과 무지개만 있지 않아!"

기자명 한창섭
  • 칼럼
  • 입력 2023.01.27 09:17
한창섭 칼럼니스트.
한창섭 칼럼니스트.

"세상은 너무나 더럽고 구역질 날만큼 비열한 곳이야!

인생은 얼마나 세게 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세게 맞으면서 나아갈 수 있는지야!

잘 안풀린다고 주변이나 환경을 탓하고 누군가를 비난하는 것은 인생을 사는 방식이 아니라고!"

7년 간의 전쟁이 끝났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독점적 강국이 된 미국이 고의로 일으킨 통킹만 사건을 원인으로 베트남 전쟁이 시작되었다.

세계대전보다 3배나 많은 폭탄을 투하하고도 최강국 미국이 가장 빈곤한 베트남에 패하고 만 것이다.

실의에 빠진 미국민들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려야 했다. 희망을 안겨줄 모티브가 필요했다. 닉슨 대통령은 핑퐁 외교를 통해 중국을 방문했다. 동서 냉전체제가 무너지는 신호탄이 울린 것이다.

기회의 나라 미국, 누구에게나 성공적인 삶이 보장되는 나라의 이미지가 필요했다. 아메리칸 드림을 안고 타이타닉호 3등칸에 승선한 유럽의 가난한 젊은이들처럼, 이탈리아계 가난한 이민자로 미국 땅에서 삼류 인생을 전전하던 록키에게 복싱은 최고의 흥행 프로그램이었다.

그래서 가장 인간적이고 서민적인 영화 '록키'가 1976년 탄생한다. 대 흥행이었다. 이런 여세를 몰아서 1980년 영화배우 레이건이 ‘위대한 미국 재건’이라는 슬로건으로 제40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다. 그리고 세계는 레이건 노믹스와 영국의 대처리즘에 함몰되어 신자유주의의 광풍에 휩싸이게 된다.

그로부터 30년 뒤인 2006년 내 인생의 영화인 '록키 발보아'가 탄생한다. 록키는 60세의 나이에 다시 세계 복싱 챔피언과 결투를 선언했다. 세상 사람들은 그를 비웃었다. 마지막 15라운드가 끝났다. 비록 판정패를 당했지만 노장이 KO당하지 않고 완투했다는 사실에 관중들은 일제히 일어서서 열렬한 박수를 보냈다.

위 대사는 아버지의 명성 때문에 자신이 하는 모든 일마다 아버지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사회생활이 쉽지 않다고 격정을 토로하는 아들에게 록키가 던지는 메시지다.

사람은 누구나 고난을 당한다. 아니 고난 없는 삶은 없다. 그러나 살아야 할 이유가 있는 사람은 어떤 고난이든 견뎌낼 수 있다. 즉 동기와 열정이 있으면 삶이 힘들고 어려워도 그것을 위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뜻이다.

삶이란 무엇인가? 왜 나에게 이런 일이? 누구나 한 번쯤 직면하는 질문들이다. 비단 고통이나 어려움에 직면한 경우가 아니라도 우리는 문득 살아가는 이유를 되묻곤 한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절망에서 방황할 때, ‘시간이 약이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변변한 말로는 위로가 되지 못한다. 인내하고 참으며 극복해야 하는 모든 것이 온전한 내 몫이기 때문이다.

시대를 초월하여 인생이란 고난의 파도가 끊임없이 밀려온다. 생각건대 물질문명이 눈부시게 발전한 현대에도 인간의 탐욕은 끝이 없기에 인간 본연의 고통은 변함없이 닥친다.

원하는 것과 주어진 현실 사이에 간극이 줄어든다면 일시적인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또다시 더 나은 것으로의 추구는 반드시 고통이 동반한다. 고통이 없으면 즐거움도 없고 행복도 만끽할 수 없다. 이를 잘 보여주는 기록이 있다.

조선시대 27명의 왕 중에서 유일한 문집을 남긴 정조의 '일득록'은 규장각 신하들이 왕의 언행을 보고 듣고 기록한 책이다.

‘긴긴 여름의 불볕더위를 이겨야만 가을에 오곡이 결실을 맺고, 긴긴 겨울의 혹독한 추위를 견뎌야만 봄에 나무가 꽃을 피울 수 있다.’ 당시의 왕정이 결코 쉽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우리가 생각하는 빈곤감은 가진 것이 너무 적은 것이 아니라, 원하는 것이 훨씬 많다는 뜻이리라. 원하는 것과 가진 것의 차이가 커질수록 세상이 불만족스럽지 않겠는가!

고층 아파트란 곳에 사람들이 겹겹이 포개어 살고 담장이 쳐지며, 출입문과 현관문이 철저히 외부인을 차단하는 공간에서도 우리는 사람에게서 마음의 문을 열고 희망의 끈을 놓치말아야 한다.

닥친 현실을 회피하지 말고 당당히 맞서라. 그리고 자신이 주인이 되는 삶을 살아라. 그래도 세상은 썩 살만하기 때문이다.
 

[편집자 주] 칼럼니스트의 칼럼 내용은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의견 표명으로서 본사의 편집 방향이나 방침과 항상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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