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우리뉴스) 설현수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의 '이자 장사'를 경고하자 신한, 우리, 하나, KB 국민 등 4대 은행을 비롯한 인터넷 전문은행, 저축은행 등이 예대 금리 차를 줄이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일 열린 은행장과의 간담회에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은행의 지나친 이자 추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며 "은행들은 금리를 보다 합리적이고 투명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산정,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은행의 이자 장사를 경고한 것이라는 풀이가 나왔다.
이에 우리은행은 지난 22일 가입 기간 12개월 최고 연 3%, 18개월은 최고 연 3.2%의 금리를 적용하는 '특판 정기예금'을 출시했고, 하나은행도 같은 날 '하나의 정기예금' 금리를 최대 0.5% 인상해 만기 1년 이상 가입 고객에게 연 3% 이자를 일괄 적용키로 했다.
특히 4대 은행 중 유일하게 금리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7%(5.48~7.16%)를 넘어섰던 우리은행은 지난 25일 최고 금리를 6%대(5.47~6.26%)로 내리며 금리 상단을 한번에 0.9%나 내렸다.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5%대(4.85~5.84%)로 최고 금리를 전날보다 1.3% 낮췄다.
이복현 원장의 구두 경고에 금융권에선 관치 금융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지난 23일 금융연구기관장 간담회 후에도 "헌법과 은행법에서 정한 은행의 공적 기능은 분명히 존재한다"며 헌법과 은행법을 거론하며 은행의 고통 분담 필요성을 은연중에 밝혔다.
은행권 관계자는 "예대 금리 차를 줄이려는 정부의 의지가 굳건해 '특판 예금' 출시 등 눈치 보기식 예금 금리 인상과 대출 금리 인하가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최고금리를 적용받아 주택 담보 대출을 받는 고객은 거의 없다"며 "상단 금리만 낮아진 것이어서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대다수 고객들의 대출 금리에는 영향이 거의 없다"며 이번 금리 조정에 실제 대출을 받는 고객들의 체감 인하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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