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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섭 칼럼] '수박' 논쟁과 '왕사꾸라'

상고 출신들이 서울대 법대 출신을 이기다

기자명 한창섭
  • 칼럼
  • 입력 2022.08.07 13:48
한창섭 칼럼니스트.
한창섭 칼럼니스트.

당 대표와 최고위원 선출을 눈앞에 둔 민주당에서 수박 논쟁이 뜨겁다. 정확히 말하면 작년 대통령 후보 경선 때부터 이재명 이낙연 두 후보 측의 설전이 도화선이다.

그러나 수박논쟁 이전에 서슬퍼런 박정희 정권 시절로 올라가면 윤보선, 김대중, 김영삼의 선명야당론에 배치되는 중도통합론을 주창했던 유진산이 '왕사쿠라'의 원조이다.

그는 "정치란 정적과의 대화, 조정, 타협에 있다"는 권모술수로 1964년 박정희 독재 공화당 김진만 국회부의장과 짜고 '언론윤리법안'을 통과시켰다.

그 후 중앙정보부의 지원으로 신민당 대표에 당선된 후 박정희 유진산 영수회담을 가진다. 이 때 김영삼을 시작으로 40대 기수론이 등장한다. 진산계로는 이철승, 유치송, 이민우를 들 수 있다. 이철승은 유신정권에 참여하는 개혁, 중도통합론을 주장하며 군사독재정권과의 투쟁을 포기하고 유화적인 태도를 취해 사쿠라라고 비난을 받았다. 

전두환 독재 시절에는 안기부에서 유치송을 중심으로 '민주한국당'이라는 관제 야당을 만들었다. 하지만 김대중과 김영삼이 '민주화추진협의회'를 결성하고 '신한민주당'을 창당해 이민우를 총재로 추대했다.

그러나 이민우는 1년 뒤 전두환이 주장하는 내각제 개헌을 수용할 수 있다는 '이민우 구상'을 발표한다. 신민당은 이철승을 필두로 내각제 지지파와 김대중 김영삼을 중심으로한 반대파로 나눠 극심한 내분이 발생하게 되고 결국 이민우는 제명을 당한다. 사꾸라와 수박은 곧 소멸되고 만다는 사례를 보여 준 것이다.

작년 4월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민주당을 향하여 이런 비수를 날렸다. '우리는 민주당과 비교는 안되지만 그들은 180석이 아니라 1800석이라도 우리를 못이긴다'고 일갈했다. 가히 충격적인 말이다. 개헌만 빼고 무슨 일이든 국회에서 다 할 수 있다는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개혁과 언론개혁 법안 등을 처리하지 못한 것은 당내에 기득권을 가진 수박들이 득실거린다는 증거이다. '협치' '논의' '통합' 등을 내세우며 국민의힘뿐만 아니라 경제계, 법조계, 언론계와 적당하게 타협하고 함께 기득권을 누리는 자들에게 개혁이란 오직 미디어에서나 오르내리는 자구에 불과하다. 

그들은 왜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의 패배를 이재명 의원의 책임으로 돌리는가? 그리고 승리를 걸머쥔 검사 출신 윤석열 정권은 모든 검찰과 경찰력을 동원하여 이재명 죽이기에 올인하는가?

이런 암울한 그림자는 상고 출신 듣보잡 노무현에게서 그 단서를 발견할 수 있다. 대통령 선거에서 서울대 법대 출신을 누른 상고 출신의 김대중 노무현이 있다. 

두 전직 대통령을 통해서 기득권 세력의 상당수가 자신을 낮추고 시장 경쟁과 실용 그리고 복지란 이름으로 포장해야 했다. 비록 서울대 법대 출신에게 패배했지만 소년 노동자 출신인 이재명이 대통령이 돼서는 안되는 이유가 있다. 

기득권 세력이 가장 두려운 것은 노무현 같은 '듣보잡'이 당권을 쥐거나 대통령이 돼서 자신들의 기득권을 위협 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서다. 일제 강점기로부터 미 군정을 거쳐 군부 기득권으로 이어지는 100년을 모든 권력과 내통하며 특권 의식으로 호의호식하며 살았다. 그런데 개 돼지인 민중들과 다 같은 권리를 향유한다는 자체가 참을 수 없는 모욕이다.

그래서 이재명에 대한 핍박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인권 변호사 시절에도, 성남시장 시절에도, 경기지사 시절에도, 대통령 후보 시절에도, 이제는 국회의원이 된 지금에도 이재명은 집단 몰매를 당하고 있다.

이재명은 악덕 기업주와 싸웠고, 언론과 싸웠고, 검찰과 싸웠으며 고위공직자들과 불법적인 기업인들과 이 사회에 깊이 뿌리 내린 모든 부정과 인권 탄압에 대항했다. 

심지어 콘크리트처럼 단단한 민주당 내 기득권들과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한 마디로 이재명은 노무현에 버금가는 대한민국 내에 모든 기득권 세력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고 린치를 당했다. 자신이 말했듯이 ‘나는 살아남기 위해서 깨끗해야 했고 청렴해야 했다’고 고백했다. 

스스로 자기 검증을 한 것이다. 그렇기에 이재명은 개혁적이고 불의와 타협할 줄 모르며 원칙을 강조하고 승부사적 기질이 뛰어나니 기득권 세력에게는 두려운 존재다. 그래서 이재명 죽이기는 필요하다. 

깨끗하고 청렴한 그에게 법카 사용과 뇌물죄를 씌워 검찰청 포토라인에 세우는 일이다. 그리고 이재명이 수의를 입고 수갑 찬 모습을 매스컴을 통해서 전국에 내보내는 것이다. 될성 싶은 나무는 떡잎부터 제거한다. 

안희정, 김경수, 조국, 박원순이 그렇게 사라지듯 말이다. 그래야 노무현과 이재명의 사례를 보면서 어떠한 불의와 부패 그리고 인권유린 앞에서도 모른척 외면하고 고개 숙이면서 기득권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살아야 한다는 교훈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비겁하고 야비한 사회 구조 속에서 미래세대가 어떻게 정의를 논하고 불의에 맞설 수 있는 역사를 세워 갈 수 있을까? 우리는 똑바로 주시해야 한다. 

모든 기득권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여야를 가리지 않는다. ‘국민들을 위하고 지역 주민들을 위한다는 허울 좋은 그들의 입발림에 결코 현혹되서는 안된다.

비록 노무현은 갔지만 이재명은 살려야 한다. 이것이 수박 논쟁을 끝내고 왕사꾸라 같은 미물들이 비상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그래야 공정과 정의 그리고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된다.

 

[편집자 주] 칼럼니스트의 칼럼 내용은 개인적 의견 표명으로서 본사의 편집 방향이나 방침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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